우리나라 대학이 △비대면 수업 △중도탈락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았다. 비대면 상황 지속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의 소속감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고 있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 이러한 대학의 위기가 ‘숭실’에도 찾아오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학내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본지는 △이향범 교무처장 △제61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김채수 총학생회장 △신요안 기획조정실장 △조승호 학생처장 △조상훈 입학처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대학의 위기 그리고 숭실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비대면 수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1년 이상 진행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최근 대학이 위기를 맞이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비대면 수업과 대학의 위기는 어떤 연관이 있나.
  이향범 교무처장(이하 교):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을 때, 본교는 3~4주 정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후에는 대면 수업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은 1년 이상 장기화됐고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수업 형태에 대한 학생의 만족도가 감소했다.

  그렇다면 현재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대학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
  교: 학사를 운영하는 데 공통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한다. 본교는 지난해부터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인터넷을 활용한 강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용량, 서버 등 전산 인프라의 급격한 수요가 발생해 관련 시설 구축 비용이 증가했다.
  또한 교수가 학생들의 학습을 직접적으로 돕기 어려워졌다는 문제도 있었다. 대면 수업에서는 교수가 학생을 이끌어주며 이들의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나, 비대면 수업에서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주로 집에서 강의를 수강하면서 수업을 놓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이전까지는 비대면 수업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본교는 어떤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까.
  교: 앞으로도 본교는 비대면 수업에서 교수와 학생 간 상호작용 감소와 사전녹화강의의 질적 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과 올해 본교에서 사전녹화강의가 실시간 화상강의에 비해 많이 운영됐다. 그러나 사전녹화강의는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다른 강의보다 적게 이뤄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도 사전녹화강의에서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사전녹화강의로만 운영되는 강좌에서 교수가 온라인 면담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거나, 학생들의 질문을 취합해 별도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등의 방식으로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교수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학생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도 동반돼야 한다. 본교의 혼합수업에서는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한 후 그 내용을 바탕으로 대면 수업 때 토론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학생이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수업 진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시간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케 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학 교육은 어떻게 진행될까.
  교: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대학 교육은 과거처럼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형태로 돌아갈 수 없다고 본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면 수업 위주로 교육이 이뤄졌는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사전녹화강의가 중점이 될 것이다. 특히 사전녹화강의와 대면 수업이 함께 운영되는 혼합 형태의 수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도 이러한 혼합수업을 선호할 것이다. 사전녹화강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 학생 선호도가 높다. 또한 코로나19 상황 속 학생들이 사전녹화강의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대면 수업을 선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전녹화강의에 대한 질적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는 강의 내용이 더욱 충실해져야 하며, 영상의 화질과 음질 역시 개선돼야 할 것이다.
  또한 교수의 역할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과거에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역할이 변화된다면 지식의 전달은 온라인에서, 지식 활용 교육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반면 본교의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 일부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교수의 사전녹화강의 재사용, 비대면 시험 부정행위 등의 문제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교: 사전녹화강의는 교내 학칙에 따라 3년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이 매년 등록금을 납부하는데, 재사용한 강의 영상으로 수업을 듣는다면 등록금이 아깝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년 강의를 촬영하는 것이 오히려 더욱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문의 기본적 토대는 시간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다시 말해 올해 강의한 내용과 10년 후 강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사전녹화강의를 제작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 시간 분량의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3~4시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현행 학칙을 유지하되, 부분적인 수정을 통해 강의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강의하는 내용에서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고, 필요한 내용만 지속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전녹화강의를 제작하면 강의의 질이 이전보다 상향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비대면 시험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를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학생들의 기본적인 양심에 의존해야 한다. 현재는 교수들이 ‘Zoom’ 시험, 논술형 시험 등 각자의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있지만, 비대면 시험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의 유형이 너무 다양해 이를 완전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문제 해결을 학생의 양심에 맡겨야 하지만, 이를 더 원활히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적인 방안도 계속 검토 중이다.


  최근까지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본교는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인가. 
  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은 ‘뉴노멀’이 됐다. 앞서 말했듯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사전녹화강의는 사라지지 않고 혼합 수업 방식이 주로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수업에 대한 지원과 전체적인 강의의 질적 향상을 이룩할 수 있는 방향을 계속 고민하겠다. 결국 학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부하는 것이고, 대학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을 감동시켜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강의를 들었을 때 ‘제대로 공부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과 대학 학생사회의 위기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총학 김채수(회계·18) 총학생회장(이하 총):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있다. 학생사회는 학생회뿐 아니라 동아리 등 학생자치기구가 하는 일련의 활동을 칭하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이러한 활동이 위축됐다. 이에 따라 대학의 학생사회에도 위기가 도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사회의 활동은 기존과 어떻게 달라졌나.
  총: 기존의 학생사회 활동은 대면 중심이었는데,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활동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 이에 따라 비대면 활동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물론 많은 학생자치기구가 상황에 맞게 활동하고 있지만, 학우분들께 결과물을 가시적으로 나타내기 어렵다.  


  본교 학생들의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도는 비대면 수업 진행 이전에 비해 어떻게 변화했나.
  총: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도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대면 상황에서 진행된 학생회 선거에서 결국 학생사회 대표자분들이 대부분 선출된 것으로 미뤄 봤을 때, 투표에 대한 학우분들의 관심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학생사회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문의하고 견제해주시는 학우분들도 많다.


  비대면 상황에서 본교 총학이 학생사회를 이끄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총: 비대면 상황에서 학우분들의 참여도가 낮아져 활동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참여도는 총학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에 대한 참여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대면으로 축제를 진행했을 때는 학우분들이 부스를 지나가면서 둘러보는 형식으로라도 참여하는데, 비대면 상황의 경우 본인의 의지에 따라 참여를 결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참여도가 떨어진다.


  학생사회가 비대면 상황에서 등록금 반환과 평가 및 시험 방식 요구 등 학생들의 의견을 활발히 대변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총: 비대면 상황이기 때문에 원활히 학우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총학이라면 학우들의 권익이 침해당하는 일이 있을 때 앞장서서 대표해야 하는 것이 맞다.  
  물론 비대면 상황 속에서 등록금 반환, 평가방식 요구 등 많은 학생들의 요구를 대변했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 겪는 일임에도 모든 학생회가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학생자치기구의 필요성과 존립 당위성도 증명했다고 본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며 학생사회 위기도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본교의 학생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총: 모든 대학의 학생사회가 점점 쇠퇴하고 있다. 그러나 본교 학생사회는 이미 잘 꾸려져 있고 모든 구성원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활동을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학생사회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필요하다. 학우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학생사회는 무엇이며, ‘학생 주도의 숭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학생사회가 함께 담론을 형성해 활발히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사회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면 ‘학생이 원하는 숭실’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서 학우분들도 학생자치기구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더욱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중도탈락률


  본교 중도탈락률에 대한 원인 및 추세 등에 대한 분석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본교는 중도탈락률 감소를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가.
  신요안 기획조정실장(이하 기): 중도탈락률은 단순히 한 부서만의 일이 아니다. 중도탈락은 △타 대학 입학 △자퇴 △미등록 △미복학 등 여러 사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교는 중도탈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서의 특성에 맞춰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기획조정실의 경우 중도탈락률 관련 지표를 관리하며, 중도탈락에 대한 본교의 방향을 설립한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교의 중도탈락 상황을 판단함으로써 이를 다른 부서와 협업 및 공유하는 것이다.
  중도탈락은 학생이 학교에 만족하지 못해 발생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입생의 중도탈락에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교는 학생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편 △맞춤형 비교과 프로그램 개설 △교육환경 개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

  교: 현재 본교 대학교육혁신원 산하 데이터기반성과관리센터에서 중도탈락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교 학사팀의 경우 자퇴 신청서에 추후 진학할 대학 및 학과를 기재하도록 하는 등 중도탈락 원인을 분석했다.
  중도탈락 학생의 입학 성적 및 유형에 대한 분석도 진행 중이다. 학과(부) 전체 학생과 교수 간 상담을 통해 중도탈락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집중 관리하는 등 중도탈락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도 고안했다.

  조승호 학생처장(이하 학): 중도탈락 관련 대책위원회인 TF팀을 구성해 데이터 수집과 대책 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중도탈락 방지를 위해 중도탈락 위험군인 학사경고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수업 및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진행해 중도탈락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선후배 간의 소통을 위해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2학년 △3학년 △4학년이 멘토로, 1학년은 멘티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에서 교수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이 △선배 △후배 △친구 간의 관계이다. 다만 정원이 많은 학과의 경우 선후배 간의 친밀감 형성이 쉽지 않고, 현재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교를 나오지 못해 학생들의 소통 부재도 예상된다. 이에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선후배 간의 관계를 만들어 학생 만족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지표의 배점이 기존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정량지표 분석에서 수도권 대학의 재학생 충원율이 평균적으로 0.19%p 상승한 것에 비해 본교는 0.76%p 감소했다. 오는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본교의 중도탈락률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기: 중도탈락자가 많다는 것은 재학생 충원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본교의 중도탈락률은 서울권 대학 평균치를 유지하고 있으나, 재학생 충원율이 비교 경쟁 대학에 비해 좋지는 않다. 결국 중도탈락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학교 본부 또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모든 부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해당 항목에서 감점이 있더라도 다른 항목에서 보충할 수 있어 심각한 우려 사항은 아니다.


  지난 3년간 중도탈락 사유 중 절반 이상이 자퇴이며, 과거 본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퇴 사유 중 대다수가 타 대학 입학으로 인한 자퇴임을 밝혔다. 현재 본교는 학생들의 타 대학 입학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학: 본교 교수들의 실력과 강의 내용 등은 타 대학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타 대학 입학으로 인한 자퇴를 선택하는 것에는 학생들이 인식하는 대학의 브랜드 가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본교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는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본교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 본교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가치 중 강점과 약점이 있다. 그중 본교 재학생과 학부모가 관심 가질 부분에 대한 내·외부 마케팅을 통해 본교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야 한다. 


  미등록으로 인한 중도탈락 학생 수 역시 지난 3년간 약 100명씩 발생하고 있다. 본교는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교: 본교에서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1학년의 미등록 학생 수가 지난 2018년 이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본교는 재입학 규정을 개정해 입학 후 2개 학기 이내에 자퇴하면 재입학을 신청할 수 없도록 한 바 있다. 따라서 타 대학 입학 등을 하고자 한 학생이 자퇴가 아닌 미등록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종합적인 측면에서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학교에 대한 학생 만족도를 높이는 대책이 중도탈락률 감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공개된 교육수요자 만족도 조사(이하 만족도 조사) 결과 중 낮은 수준을 보인 만족도 항목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나.
  학: 만족도 조사 결과 ‘코로나19 관련 학교 운영’ 항목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내국인 학생: 65.1점 △외국인 유학생: 77.2점 △대학원생: 78.5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교수와 학생 간 소통 부재 등 비대면 강의가 갖는 한계점이 드러났었다.
  따라서 학생과 학교 본부 간의 상호 소통을 한계 극복의 중점 방안으로 설정했다. 학생자치기구와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불만족한 부분을 수렴하고 이를 실처장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후 학생처와 타 부서 차원에서 개선할 과제를 각각 도출해내고 담당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의 대응이 이뤄졌다.


  학교에 대한 소속감 감소 또한 중도탈락률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본교 학생들의 소속감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학: 학교에 대한 소속감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본교 선후배 및 동기들과의 사교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멘토멘티 프로그램과 같이 본교 내 구성원들을 만나고, 이를 통해 대학 생활에서의 상담 등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 밖에도 비교과 활동과 동아리 등에 참여해 학교에서 학생 본인의 역할을 만드는 것도 소속감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덕성여대의 경우 지난해 자유전공제를 도입하며 1학년 중도탈락 학생 수를 약 37% 줄이는 등 대학별 경쟁력을 위한 자구책 도입에 힘쓰고 있다. 본교는 제도 개편 측면에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나.
  기: 본교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예로 △융합전공 △DIY자기설계융합전공 △두드림 프로그램 △복수전공 △부전공 등이 있다. 본교 제15대 장범식 총장의 공약인 복수전공 의무화도 학생들의 선택권과 경쟁력을 주는 제도이기에 중도탈락률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대학의 제도 개선 방법은 대학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각 대학의 상황에 맞춘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본교 역시 덕성여대와 같이 학생의 선택권을 더욱 보장하는 방식을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 다만 학내 구성원들의 만족을 가급적 최대화하면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교: 또한 본교는 ‘마이크로디그리’ 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마이크로디그리는 분야별로 지정된 최소 학점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수하면 학사 학위와 별개로 소규모의 학위를 주는 제도다. 이와 같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 다른 분야를 융합하는 방식은 학습 만족도 제고와 취업 가능성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

  학령인구 감소는 대학의 위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기: 학령인구 감소는 곧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점점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줄어들면서 학령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대입 지원이 가능한 학생 수가 약 52만 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2020년에는 약 5만 명이 줄어 약 47만 명이 됐다. 오는 2023년에는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약 37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약 10만 명이 감소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대학의 입학정원은 약 49만 명이었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르면 앞으로 대학 입학정원보다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더 적어진다. 대학의 문은 넓은데, 대학에 오는 학생은 그보다 적으니 일부 대학은 학생들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대학부터 입학정원을 충원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작년에 입학정원의 100%를 채웠던 일부 지방대학들이 올해 입학정원의 20%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지방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학령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대학에 나타날 수 있는 위기다. 앞으로 수도권에 위치한 본교에도 닥칠 수 있는 문제다.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다면 대학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가.
  기: 대학이 재정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학은 재정으로 구성된다. 물론 법인과 이사회가 크게 지원해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기 에 재정적 어려움이 수반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대학 대부분이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로부터 받는 국고지원금이 있지만, 이를 통해 얻는 재정의 비율이 등록금에 비해 크게 적은 것이 사실이다. 본교의 경우 학부생 및 대학원생의 등록금이 전체 예산의 2/3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생각해봤을 때, 대학이 입학정원의 20%를 채우지 못한다면 그에 따라 등록금 손실이 커질 것이다. 본교를 예로 들면 백억이 넘는 예산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는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학교 존립을 위해서 한정된 학생 수를 가지고,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대학끼리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대학 입학정원을 줄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생기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가. 
  기: 그렇다. 질문한 대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기존 100명이었던 모집 정원을 반으로 줄여 50명만 모집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학의 등록금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학의 운영체계에는 매년 들어오는 수입에 맞춰 유동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며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인건비와 실험 실습비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입학 학생 수가 줄어들면 대학 운영이 상당히 어려워지게 된다. 


  앞으로 본교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교는 어떠한 장점과 경쟁력이 있고,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에 대처할까.
  기: 학생의 수가 줄면 대학은 학생이 선호하고 원하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학생이 모집정원보다 많았을 때는 학생들이 서로 경쟁해 대학에 들어왔지만, 이제는 반대로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해서 가는 상황이 됐다. 결국 학생이 원하는 부분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 대학은 생존할 수 없다.
  본교에는 정말 많은 장점이 있지만, 우리는 ‘학생이 성공하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 성공은 취업, 학습 환경 등 그 요인이 학생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그런 점들을 우리가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모든 학생이 ‘나는 숭실대학교에 입학해서 성공했다’는 생각을 하게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이 성공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수 등 학내 구성원도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학내 구성원은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할까. 
  기: 말한 대로 학내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이 위기를 맞으면 학교 전체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령인구와 대학의 위기라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은 ‘난 졸업하니 상관없다’라고, 교수는 ‘몇 년 있으면 난 퇴임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학내 구성원들은 ‘대학의 위기는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두 합심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전국의 모든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기: 결국 ‘체질 개선’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계속 강조했듯 본교와 최고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여러 대학도 포함되는 이야기다. 모든 대학이 적합하게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대학이 갑자기 모집정원을 줄여야 한다면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기에 내부적인 재배치가 필요할 것이다. 전공 모집단위의 조정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는 해당 대학의 강점을 발전시키고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작업이 바로 체질 개선이다. 물론 본교가 갑자기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모든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현상에 맞춰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입학처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학이 위기를 직면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조상훈 입학처장(이하 입):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문제는 모든 대학이 피해갈 수 없는 두려운 현실이 됐다. 학내 구성원들이 앞서 제기된 문제를 의식하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어려운 상황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장 우리에게 큰 여파가 미치지 않는다고 상황을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선제적으로 학령인구 감소 흐름에 발 빠르게 대비해 여러 대학이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모집인원 대비 신입생 수가 미달한 지방대학도 생겼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신입생 미충원 규모는 약 7만 6천여 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와 대비해 본교의 2021학년도 신입생 수도 변화했나.
  입: 본교의 강점은 신입생 충원율에서 나타난다. 그동안 본교는 모집정원 대비 신입생 수가 미달한 학과(부)도 없었기 때문에 신입생 수가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본교는 2021학년도에 신입생 2,706명을 모집했는데 그중 2,702명이 등록했고, 지난 2020학년도에는 모집인원 2,686명 중 2,682명이 등록했다. 2년 연속 99.9%의 충원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입생 등록 미달 대학이 많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밝힌 전국 162개 4년제 대학 추가 모집정원이 올해 약 2만 6천 명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본교의 상황은 긍정적이다.


  본교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의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하락했다. 학령인구 감소도 경쟁률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입: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 수가 그만큼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모든 대학의 입시 경쟁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그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남에 따라 수도권 주요 대학 중 대부분의 학교에서 입시 경쟁률이 하락했다. 본교도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본교는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지난 2020학년도 대비 2021학년도 입시 경쟁률이 수시 전형에서는 1.63%p, 정시 전형에서는 0.29%p 감소하며 타 대학 대비 비교적 완만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정시 전형에서는 수도권 주요 대학 중에서는 경쟁률 3위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까지 유지한 긍정적 결과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본교가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입학처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입: 입학처는 입학생들의 방대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본교의 브랜드 이미지와 인재상에 맞춰 우수 인재유치 전략을 세밀하게 구성해왔다. 그 맞춤형 전략에 따라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시 홍보를 지속할 전망이다.
  우선 입학사정관들이 타 대학보다 열심히 발로 뛰며 본교를 알리고 있다. 본교 소속 입학사정관들은 신입생 선발이 종료되는 4월부터 8월까지 전국 고등학교를 방문해왔다. 실제로 입학사정관들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알기쉬운 대입전형 상담회’는 매년 약 300~350여 개교를 방문해 2만 5천여 명의 △학생 △교사 △학부모를 직접 만나왔다. 
  또한 올해는 약 10억 이상의 국고지원금을 받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전국 고등학교에 홍보할 계획이다. 이미 올해까지 13년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아왔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이외에도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5년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진로 중심 교육’이라는 교육 현장의 수요에 발맞춰 고등학교와 연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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